양희은, 1952년생으로 올해 70세(헐,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 나이와 괴리감이 느껴진다;;)
1999년부터 22년째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방송하는 MBC 라디오 '여성시대' DJ이자 '아침이슬', '가을아침', 엄마가 딸에게' 등 히트곡이 셀 수도 없는 데뷔 51년 차 가수.
<그러라 그래>는 양희은님이 22년 동안 '월간 여성시대'에 실린 글들을 모은 책이다.
제목부터 그냥 양희은님이지 않는가?
양희은님 특유의 무심한 표정과 귀에 딱 꽂히는 음성이 지원되는 듯 하다.
이 작고 얇은 책에 양희은님의 70년 인생이 담겨있다.
불우했던 어린 시절, 돈 때문에 시작한 노래 인생, 킹박과의 질긴 인연, 암 투병과 시한부 선고, 라디오, 남편, 반려견 등 그녀와 그녀 주변, 그녀의 생각과 깨달음이 읽기 쉬운 문체로 담담하게 적혀 있지만 그 깊이는 결코 가볍지 않다.
글을 읽는 내내 선생님이 따뜻하게 지어내신 밥을 먹고 있는 기분이었다. 평화롭게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며 밥을 먹고 나면 또 정성껏 잘 살아갈 힘이 나곤 한다. 삶이 쉽지 않은 세상의 많은 '어린 희은이'들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선생님 글로 많이 위로받기를 바란다. -김나영(방송인) 추천의 말-
내가 좋아하는 선생님만의 다정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. 먼저 살아봤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이야기들을 아무 대가 없이 들려주신다. 선생님의 목소리로 듣는 그 인생은 너무나 고된데, 희한하게도 지레 겁먹어 도망가고 싶지는 않다. 오히려 더 씩씩하게 맞서고 싶어진다. -아이유(가수) 추천의 말 중-
사실 대부분의 이야기는 2021년 6월 24일과 7월 1일 2회에 걸쳐 방송된 KBS2 '대화의 희열3' 양희은님 편에서 다루어졌다. 방송에 나오지 않은 이야기들도 있지만, 어떤 부분은 방송에서 더 자세하게 이야기했던 것 같다. 방송을 못 보신 분들은 '대화의 희열3' 양희은님 편을 꼭 보시길 추천한다. 책보다 더 실감나고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들이 많다.
[7회 예고] 대한민국 포크 음악의 전설! 목소리 문화재 1순위! 양희은의 이야기 [대화의 희열3] | KB
[7회 예고] 대한민국 포크 음악의 전설! 목소리 문화재 1순위! 양희은의 이야기 [대화의 희열3] | KBS 방송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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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십 대가 되니 나의 다른 시선이나 기준에 대해서도 '그래, 그럴 수 있어' '그러라 그래'하고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양희은님. 나도 오십 대가 되면 '그러라 그래'하며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누가 별난 짓을 해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며 넘길 수 있을까.
작은 돌부리엔 걸려 넘어져도 태산에 걸려 넘어지는 법은 없다고,
뭐 엄청 대단한 사람이 우리를 위로한다기보다
진심 어린 말과 눈빛이 우리를 일으킨다는 걸 배웠다.
세상 천지 기댈 곳 없고 내 편은 어디에도 없구나 싶을 때,
이런 따뜻한 기억들이 나를 위로하며
안 보이는 길을 더듬어 다시 한 발짝 내딛게 해 준다. (p.67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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